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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시론] 부울경 배냇짓 정치

지방 시민, 조금 다른 시각 가졌으면
정부 예산 확보 목 매는 후보 피해야
지역 경제 공동체 만들 정치인 기대

  • 기고
  • 조 재원
  • 2026.04.02
  • 75

[매일시론] 부울경 배냇짓 정치

"정치의 구멍은 형이상학으로 메꾼다." 라캉의 말이다.

몇 권의 라캉을 읽고 강의를 들을 때도 선듯 와닿지 않는 말이었는데 지금의 국내외 정치를 경험하면서 다시금 떠올리게 된다. 권력으로 작동하는 그들의 정치를 보면서 라캉이 정치에 대해, 존재를 연구하는 형이상학을 왜 찾았는지 이해하고도 남음이 있다.

이번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라캉의 메시지를 힌트 삼아 정치인들의 정치 뿐만 아니라 ‘순수 정치’의 구멍을 메울 수 있는 그 무엇을 지역의 배냇짓에서 찾았으면 한다. 정치인들의 말을 들으면 몸이 아파질 지경에 빠진 우리 국민, 지방 시민이 이번에는 조금 다른 시각을 가져봤으면 한다.

중앙 정부에서 예산을 확보하겠다는 정치인을 일단 조심하자.

워낙 중앙 집중이 강한 나라에서 정치하려면 그런 노력이 필요하겠지만 중앙 정부 예산 확보 공약을 내건 정치인은 대개 지방을 기반 삼아 중앙으로 진출하려는 정치인이기 때문이다.

대표적으로 AI를 외치면서 AI 인재양성 교육에 집중하겠다는 사람은 특별할 게 없다.

온 나라 정치인들이 외치는 말이고 이는 중앙 예산을 싸워 뺏어오겠다는 공약이며 자신이 얼마나 예산권을 쥔 권력에 가깝다는 것을 증명하려는 노력에 불과하다.

더불어 중앙 예산에 목을 매는 권력 바라기 정치인을 반대하는 것으로 자신의 정체성을 부각시키려는 후보도 조심하자. 중앙 정부 예산으로 지방을 살리려는 정치인보다 나을 게 하나 없기 때문이다.

대신 AI로 무엇을 할 것인지 아주 구체적인 아이디어를 내는 정치인에 주목하자. 그리고, 그 실천이 울산과 부울경 지역과 어떻게 맥이 닿아있는지도 살펴보자.

그리고 거의 잊혀진 디지털의 맹아, 블록체인 기반해서 지역 화폐를 만들려는 정치인이 있다면 ‘꼭’ 눈여겨 봐 줘야 한다.

이 지역화폐는 법정화폐와 교환되지 않아야 한다. 매번 찍을 사람 없다고 한탄만 하지말고 찍을 만한 정치인을 키우지 못한 지역 시민에게도 일만의 책임은 있다고 인정해보자.

AI 예산 확보와 경제 살리기 성장 보다는 디지털 아이디어로 전혀 다른 각도에서 말하는 후보가 있다면 눈여겨 봐야 한다.

데이터 센터가 아니라 거대 언어 모델(LLM)을 대체할 예를 들면 ‘AI 양자형 모델’ 정도로 승부를 걸겠다는 당찬 포부를 가진 정치인을 기대한다.

지역 경제에 대해 "하겠다" 말 대신 "합시다"를 말하는 후보에 주목하자. "하겠다"고 말하는 순간, 자신이 결정하겠다는 의지를 암암리에 표하는 거다. 혼자하는 것이니 어쩔 수 없이 중앙 정부의 예산 확보에 목을 매게되고 지방 예산은 원래 하던 관행대로 집행될 것이 뻔하다.

정치는 생동감으로 새로운 세상을 여는 수많은 시도를 염두에 둔 말하지 않아도 드러나는 행위라고 개인적으로 믿는다.

현실을 무시하는게 아니라 제대로된 현실을 만들려는 아이디어 정치를 말한다. 법정 화폐와 다른 가치 기준을 갖는 울산과 부울경만의 에너지 화폐, 물 화폐, 플라스틱 화폐, 뛰기와 걷기 화폐를 블록체인 기반으로 지역의 경제 혈액을 나름 돌게금 시민과 함께 만들고 싶다는 정치인을 보고 싶다. 즉, 가치의 기준을 전기 1kWh, 물 1톤, 플라스틱 한 묶음, 1㎞ 뛰기와 걷기에 두고 지역의 다른 모든 가치를 나름 계산해서 블록체인 지역화폐로 지역에서만 통하는 경제 공동체를 만드는 노력을 함께 하자는 정치인을 이번에는 시민이 직접 만들어 보자.

아기가 태어나면 연약하기 그지 없다. 하지만 아기는 부모의 목소리에 세상 그 무엇보다 아름다운 미소로 화답한다. 배냇짓이라고 부른다. 존재가 가진 신비로운 형이상학이다. 아이가 자라 자신의 세상을 살게 되겠지만 부모는 아기였을 때의 배냇짓 웃음을 영원히 잊지 못한다.

지역도 다르지 않다. 지방 정치, 지방 경제, 그리고 지역 교육 시스템의 이름으로 지방은 어느새 중앙 집중 국가의 한 부분으로 전락해 버렸지만 우린 여전히 기억한다. 이 지역이 갓 태어나 어렸을 때 보였던 배냇짓 웃음과 같은 지역 색깔이 무엇이었는지, 지금은 흔적도 없이 사라졌지만 우리의 피 속에 남아 여전히 우리를 우리이게 하고 있다. 이를 이번 지방선거에서는 기억하자.

조재원 UNIST 지구환경도시건설공학과 교수

<본 칼럼은 2026년 4월 2일 울산매일 “[매일시론] 부울경 배냇짓 정치”라는 제목으로 실린 것입니다.>